사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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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작가 글

사람이 전부다.^-^

이곳은 예전에 우리아이들이 자랐던 곳이다. 지금은 다른 분들이 살고 있다....

 

 

2015.8.3. 포항 시골에서 느낀 글을 적었다

 

제목 : 사람이 전부다.

 

벌써 휴가 세쨋날이고 지금 산 여동이다. 3일간의 휴가를 시골에서 보냈다. 아버님도 계시고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을 수 있겠는가 마침 경주에도 친척분이 있어 같이 겸사겸사 지냈다. 이틀은 경주에서 지내고 마지막 날은 아버님 혼자 보내기도 그렇고 예전 생각도 나고 해서 어제저녁에 내려왔다.

각자의 집안은 굳이 말할것도 없고 모두 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에 이곳에 오면 시원한 감나무 아래 잠도 자고 책도 읽고 글도 쓰고 했다. 아무것도 변한것은 없지만 사람이 2명이 없다는 것 외에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문득 고려말 야은 길재 선생의 시가 생각이 난다.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다.”

이 말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요즘은 사람이 없다는 게 모든것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사람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지금 아버님 혼자서 이 넓은 집안에 홀로 사신다. 지금까지 한번도 안 해 본 일을 새삼스럽게 한다는 것도 나름 많은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아버님을 보면서 내 삶의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한다. 풀도 베지 않은 채, 많은 잡목들이 우거져 있고 감나무 아래 평상이 있어 예전에는 사람들이 오다가다 좀 쉬어 갈까요 하면 어서 오시라고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친척이 경주에서 가끔씩 오가면서 반찬을 하고 치우기도 한다.

나는 이 큰 집에 하나뿐인 며느리다. 말이 며느리지 딸보다 더 호사를 하였다. 지금까지 며느리 돈 번다고, 용돈 좀 준다고 불편한 내색을 안 하신다. 이제 나도 나이가 오십이 조금 넘다보니 모든 것이 다 고맙고 내가 할 수 있으면 조금이라도 도와야지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오랜만에 며느리가 해주는 된장국이 드시고 싶은지 된장국 좀 끓여달라고 하여 한 솥 끓였는데 별 기술이 없어도 맛이 좋다고 칭찬을 한다. 멸치를 좀 넣고 된장을 풀고 두부를 넣고 버섯 좀 넣고 땡고추를 한 개 정도 얇게 썰어서 넣었을 뿐인데 맛이 좋단다.

여기서 먹는 된장국은 다른데서 찾아봐도 그 맛이 안 난다. 가만 보니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과 깨끗한 공기가 이 맛을 더해서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을 내는 가 보다.

된장국에 밥과 김치를 내놔도 맛있게 드신다. 갈 때 된장국을 한 솥 끓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어쩔거나 일이 생겨서 그 일을 못하고 아이 아빠가 끓였는데 그 맛이 안 난단다. 남편도 잘하는데 맛이 없다고 하시니 내참 내가 그렇게 잘하지는 않는다 인사치레라도 고맙다.

내가 몸이 아팠던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다시 한 번한번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좋은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들과 함께 나의 꿈도 꾸어야 되겠다.

사실은 어제 저녁에 왔을 때만 해도 자려고 까지는 않았다. 시내중심가 찜질방에 가서 잠이라도 잘까 생각했는데 생각을 바꿨다. 여기서 지금까지 사신 분도 있는데 하룻밤 자는 게 무엇이 어려우랴! 그래서 방에서 자려고 했는데 감나무아래 작은 방은 그동안 사람의 인기척이 없어서인지 사람이 치우지 않은 텅 빈 공간에 갑자기 와서 잠을 청하려고 방에 군불을 지펴도 잠을 자기가 힘들었다.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타고 온 차가 스타렉스가 생각이 났다.

12인승에 의자를 침대로 만들 수 있었다. 아이 아빠가 편안한 침대를 만들어서 잠을 청했다.

차안은 완전히 밀 편 된 공간은 안 된다고 하여 약간 열어놓았는데 마침 보름이라 달이 환하게 비쳤다. 산에서 잠을 자본 사람은 안다. 보름달이 비치는 산의 풍경을, 풀과 나무와 개울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자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텐트 안보다 훨씬 편안했다. 보통은 자다가 일어나는데 한 번도 안 깨고 일어나니 날이 밝았다. 산 저 너머에 햇볕이 내리비치고 있었다.

오늘 날씨는 더없이 좋겠구나! 모든 일에는 날씨가 80%을 차지한다. 행사도 그렇고 자연이 하는 일이 우리 일에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나머지 우리의 노력을 조금 곁들인다는 것을 살아오면서 항상 느낀다.

앞에 수돗가에 물이 좔좔 흐른다. 개울에서 흐르는 물을 집 앞마당으로 끌어들여서 수돗가를 만들었다. 그곳에서 세수도 하고 빨래도 하고 그릇도 씻고 여름엔 등목도 한다.

옛날 빨래터에 아낙네들이 모여서 요즘 말하는 온갖 소문을 만들어낸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한때는 그랬다. 개울물 졸졸 흐르는 데서 발도 담그고 머리도 감고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가제도 잡고 미꾸라지도 잡아서 어탕을 끓여주었다. 한 그릇 먹고 나면 한여름 더위는 저 멀리 재 넘어 달아난다.

이곳은 깊은 산골이라 산행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곳에 민가가 있어 혹시나 식당인가 싶어

들어오신다. “가게가 아니다라면서 안에서 밖으로 나와 이곳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대신 맛있는 커피한잔을 드릴게요. 하면서 한잔을 대접한다. 감나무 아래 평상에 둘러 앉아 있으면 커피를 끓여 내어 온다.. 맛있게 먹고 난 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거듭했다.

산중 인심이랄까!.

지금 나는 감나무 아래 평상에 배를 깔고 누워서 이 글을 쓴다.

오늘 이곳에 오길 참 잘한것 같다. 착한 마음은 언제나 복을 받는것 같다. 간밤에 차안에서 잤는데 창문을 쪼끔 열어놨다. 그 사이에 모기가 어떻게 알고 들어왔는지 일어나니 차 안에 모기가 수두룩 했다. 몇 마리 잡으니 피가 툭툭 터지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보니 모기천지다. 그만큼 모기한테 뜯겼는데 깨지도 않았던 것은 산 공기가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든 것 같다. 차안에 모기를 잡았는데 피가 얼마나 나오는지 남편과 내가 아까운 내 피 하며 연신 모기를 개 패듯이 잡았다. 일어나니 몸이 개운했다.

누구에게나 인생에 고비가 있다. 내게도 그런 고비가 찾아왔다. 연초부터 몸이 많이 피곤하고 집에서 누우면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주변에서 얼굴도 안 좋다면서 병원에 가보라고 하였다.

부산대병원에 종합검진 신청을 하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사정해서 날짜를 댕겼다.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걱정도 하였다.

결과는 갑상선 항진증이라고 그래서 그렇게 살이 빠졌나 보다. 무려 10kg이나 빠졌으니

약을 먹는 동안 선생님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진단서를 발급 해 주는 것이 아닌가? 알아서 하라고 진단서를 보니 정말로 쉬어야 할 것 같아서 3주 병가를 내었다.

쉬는 동안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그동안 너무 혹사 한 것 같아 내 몸에 미안했다.

앞만 보고 달린것 같다. 내가 좋아 하는것 한다고 우리 아이들을 집에서 엄마 아빠가 올 때까지 밤늦게 기다리게 했다. 그 긴 시간을 휴대폰으로 시간을 죽이고 TV를 보면서 엄마아빠를 기다린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너무 무심한 것 같아 미안했다. 이제부터 좀 더 아이들과 가족들 가까이 있어야 되겠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맛있는 것 사주고, 돈주는 것도 좋지만 그들 곁에 가까이 있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그동안 아이아빠도 힘이 많이 들었고 집을 사면서 계약금을 떼이고 나도 법정에도 서고 정말 눈물 날 때도 많았다. 하늘의 운인지 지금 집을 하나 샀다. 우리에게는 과분한 집이다. 앞으로 좀 더 깔끔하게 귀하게 여기면서 조금씩 좋은일도 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올해목표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다.. 노후를 준비한다는 의미보다 그게 앞으로 내 인생에 좀 필요할 것 같아서 따놓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는 가급적으로 행동을 자제하면서 내 몸을 만들어서 내년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대외에 활동을 할 것이다.

시원한 감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감잎사이로 내리쬐는 햇살과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내 주변에 사람들과 함께 항상 삶의 여유를 찾으면서 즐겁게 살고 싶다.

 

 

산골에는 비가 오지않아 개울가에는 물이 별로 없고 낙엽들만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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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가볼만한 곳 베스트 10경 (6- 운제산자락 어느 산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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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을 산골풍경 (산여동)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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