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사랑
여성시대 투고한 글 (제가 아는 지인의 글입니다. )
나는 대한민국 공*원이다. 그것도 지방자치단체의 구*에 다니는 공*원이다. 직위는 팀장이다.
중간관리자다.
이 정도 올라오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유독 관운이 있는 사람도 있고 좀 적은 사람들도 있다.
그 관운이라는게 어느 부서에 가느냐에 따라서 많이 바뀐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해도 빛이 나지 않는 게 있다. 기피부서이다. 일도 많지만 또 일해도 욕을 얻어먹는 부서다. 우리과는 교통행*과이다. 사람들이 주로 이 부서를 생각할 때 주차단속을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 ”
옛날 국정원 입구에 세워진 돌에 그 글을 새겨져 있었다. 전에 티브이에 가끔씩 비추긴 했는데 요즘은 있는지 모르겠다. 한문장의 글로 표현한다면 이와 같다.
나는 이 업무의 총괄 책임자다..
주로 하는 일은 불법주차를 단속을 한다. 요즘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예전에는 직원들이 몇 명이서 단속차를 타고 주로 황색실선이나 인도 등에 불법으로 차를 주차하고 있으면 내려서 단속한다
그러나 요즘은 여러 가지가 있다. 도로에 가보면 고정형 무인단속 카메라가 있다. 이곳은 꼼짝마라다. 그 자리에 있으면 몇 분만 있으면 바로 찍힌다. 그곳에는 무조건 주차하면 안 된다..
그리고 차량 안에 부착된 이동형 카메라가 있다. 여기는 차를 타고 가면서 불법주차가 있으면 바로 찍는다
확실성을 위해서 두 번 찍는다.. 방송도 하지만 못 듣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억울하다고 많이 전화 온다.. 어쩔 수 없다. 우리도 법을 집행해야 하는 입장이니까 다음에는
그런 곳에 차를 주차하면 안 된다고 겸손하게 말을 한다. 정 억울하면 이의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안내한다.
그리고 요즘 주민들이 직접 신고하는 주민 신고가 있다. 사람들이 이것을 잘 모른다.
물론 홍보는 방송을 통해서 전국적으로 많이 했다. 5대 불법 주정차 신고라고 소방시설 주변,, 교차로 모퉁이, 버스정류소, 횡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이다. 이곳에는 안전신문고 앱이라고 우리 휴대폰에 어플이 있다. 깔면 금방 된다
주민들이 직접 다니면서 횡단보도나 학교 앞에 열심히 찍는다. 1분 이상 두 번을 찍으면 그 자료가 해당 지자체로 바로 넘어온다. 요즘은 그 일도 많다.
안 그래도 욕을 얻어먹는데 요즘은 그것 때문에 욕을 더 얻어먹는다. 주민이 직접 신고를 했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 과태료가 승용차는 4만 원인데 사실은 4만 원만큼 욕을 얻어먹는다.
일하는 업무가 그렇다 보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우리가 또 집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어차피 이것도 우리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니까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것은
싫다. 가끔은 억울하다고 직원들이 하소연한다.
차는 많고 주차장은 부족하고 제주도처럼 차고지증명제라도 했음은 좋겠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제목을 고슴도치의 사랑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사랑받고 싶는데 가까이 가면 모두 따갑다고 도망을 가니 ㅋ ㅋ
큰 욕심일까? ㅠ ㅠ
오늘도 희망을 가지고 사무실에 온다. 언젠가는 고슴도치도 사랑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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