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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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작가 글

새로운 희망 ~~

제목 : 새로운 희망 ~~

 

요즘은 테마여행이 화두다. 문학기행도 테마여행이다. 문학적 향기가 많은 곳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느낀 것을 글로 쓰기도 하고 마음 수양도 하고 좋은 분들과도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밤에는 기분이 들떠서 제대로 잠도 못 잤다. 6시가 되어 일어나서 아이들 아침 먹을 것을 준비해놓고 지하철을 타고 영광도서까지 갔다. 좀 일찍 갔는지 문우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 차가 아직 오지 않았나 했는데 맞은편에 차가 서 있었다.

좀 일찍 와서 그런지 별로 오지 않아서 나는 창문 쪽에 앉았다.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데. 어떤 분이 자리가 있느냐 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얼른 고개를 들고 자리가 있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그분이 앉았다. 예감이 좋았다.

좀 앉아있으니 먹을거리를 잔뜩 주셨다. 김밥 등 참 많이 준비하셨다. 매번 갈 때마다 이렇게 준비하는 분들이 있어 고마웠다. 나도 급하게 오느라 아침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차는 어느덧 출발하여 부산을 떠나고 있었다. 바깥 풍경이 좋았다. 낙동강이 보였다.

날씨도 좋고 멀리 산에 단풍이 울긋불긋 달려 있어 마음이 붕 떠 있었다. 가다가 옆 짝지와 이야기하면서 갔다. 신변잡기라던가 집안일 등. 사소한 것 등을 이야기하면서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갔다. 차를 타고 가면서. 차속에서 회장님과 총무님이 이번 여행의 목적과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어떤 학생이 면접시험을 치는데 면접관이 너의 아버지 지금 무엇을 하시느냐? 학생 왈

밖에서 기다리십니다”,

또 하나는 어떤 미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집에 가서 그림을 도화지에 그려오라고 했다. 그 학생이 다음날 왔는데 도화지 색깔이 까맣다. 선생님이 궁금해서

왜 도화지가 까맣냐? 물으니 학생 왈 밤에 그림을 그려서 까만색으로 칠했다

선생님은 어이가 없어서 그림을 팍팍 찢어서 학생에게 학생! 이것 가지고 집에 가서 떡국에 김 가루로 넣어서 먹어라!” 고 했다.

이것저것 먹으면서 때론 웃고 그리고 갔다. 가다 보니 어느새 합천 해인사이다. 해인사는 내가 몇 번 가봤다. 전에 아이들과 갔을 때 해인사와 그 뒤편에 대장경이 들어있는 장경판전을 보면서 감탄을 한 적이 있다.

해인사는 우리나라 33 보중의 법보사찰이다. 부처님의 경전을 모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팔만대장경이 있고 이것은 대장경에 팔만자의 부처님 말씀을 새긴 것이다. 믿음이 대단하지 않은가?? 한 자 한자 새기면서 모든 잡념을 떨쳐 버리고

그 간절한 기원을 했을 어느 목공이 떠올랐다. 대웅전에 들어가서 부처님에게 기원을 했다. 내 꿈이 어떤 조건 때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굳건한 힘을 달라고 기원했다.

삼배를 하고 나와서 뒤편에 있는 대장경이 있는 건물에 들어가서 안을 바라보았다. 그 보관기술을 보고 건물을 보고 현재 그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나 외국의 기술자들도 감탄을 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의 기술은 예전 것을 모방하는 수준이다. 우리는 우리의 기술이 지금 새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오히려 예전보다 못할 때가 많다.

나중에 여기 있는 진품을 행사장에 가면 바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나오면서 대웅전 옆에 최치원 선생이 심었다는 지팡이가 큰 아름드리 전나무로 자라 지나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최치원 선생은 나말의 최고학자이며 정치가이다. 당나라에서 공부를 하였으며 정치적이상을 품고 다시 고국에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꿈과 포부를 펼치고 많은 일들을 했다. 그가 당나라에 있을 때 황소의 난을 평정시킨 명문장 토황소격문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애독을 하고 있으며, 나도 그분처럼 그런 명문장을 쓰고 싶다. 그래서 작은 힘이라도 나라가 어려 울 때나, 주변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희망이 되고 싶다.

그의 두뇌를 아쉬워하는 당나라 황제의 손을 뿌리치고 고국에 왔을 때는 얼마나 많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왔을까?

나무와 함께 오래된 삼층탑이 있었다. 오랜 세월 비를 맞으면서 홀로 그렇게 서 있었다. 변함없는 모습을 나도 그처럼 되고 싶다. 다시 천 년 뒤에 우리 후손들이 이 탑을 돌아보면서 천 년 전 선조들의 발자취를 보는 것은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을 했다.

나오는 입구 왼쪽에 연못이 하나 있었다. 처음 본 것 같다. 몇 번을 갔는데 그곳은 처음이다. 그 연못은 가는 길목에서 좀 떨어졌다. 이름이 영지(영지: 그림자가 비치는 연못)라고) 했다.

가야산 정상이 맑은 날에는 이 연못에 비친다고 했다. 가락국의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왕후가 장유화상을 따라 가야산 칠불봉으로 출가한 일곱 왕자를 그리워하여 가야산을 찾았다. 산에 오를 수 없어 아들들의 그림자라도 보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그러자 정진 중인 왕자들의 모습이 이 연못에 비쳤다고 했다.

실제로 그 연못은 깨끗하고 고즈넉했다. 가을 낙엽이 떨어져서 군데군데 연못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곳에 정말 허 황후가 간절한 기원으로 봤다는 아들을 나도 볼 수 있을까? 그래서 그 연못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연못 속에 비친 나의 미래를 보았다. 환영처럼 그때 떠났던 많은 분들 중에 한 분이 나와 같이 있었다. 억겁의 세월을 거쳐서 수많은 좋은 인연을 거치면서 머지않아 만날 것이다.

팔만대장경 축제 행사장 가는 길에 산책로가 있었다. 일명 소리길이다. 소리길이 뭣인가 하니 우리말로 작은 길이란다. 특히 홍류동 계곡 가는 길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단풍 관광명소이며, 그야말로 천하제일 경이다.. 이곳을 찾은 많은 이들이 그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의 소리에 취해 유명한 시인이나 작가들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가 주변에 곳곳에 게시되어 지나는 과객들의 발길을 멈춘다. 그중에 하나 제월 담(제월 담(달빛에 잠겨 있는 연못)” 이란 시가 특히 내 눈에 들어왔다. 달밤에 이곳을 보면 정말 황홀경에 빠질 것 같다.

금빛파도 반짝이니 달그림자 일렁이고로 시작되는 이 시는 특히 홍류동 계곡의 아름다움을 더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이 물은 수많은 세월 동안 사람들의 시름을 들어줬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끼가 끼어있지 않았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물이 얼마나 바위를 얼렀으면 그토록 반질반질하고 매끄러울까? 생각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서 이 물과 같이 변함없는 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달라고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행사장에 도착했다. 평일이라도 사람들이 많이 왔다. 전시관에 들어갔다.

부처님의 설법을 한 자 한자 온갖 정성을 들여서 새긴 대장경을 보면서 인간의 의지는 참으로 대단하다. 사람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나도 그렇게 살 것이다. 또 한 번 다짐을 했다.

천년이 지난 오늘,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조용히 그 뜻을 받들며,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나의 목표를 위해 온 세상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가슴 깊이 새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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