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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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야마구치 슈 |
출판사 |
다산초당 |
이 책은 우선 제목부터 어렵다. 우선 철학이다. 생각하기 싫다. 그리고 삶의 무기다. 무시무시한 단어다.
철학이 삶의 무기가 된다는 말인데 생각하기 싫은 사람에게 생각하라는 말은 고통이다. 그러나 살면서 이 말은 하나의 금언(金言)처럼 내게 다가온다
작가는 이 무시무시한 단어로 아주 쉽게 글을 썼다. 글재주가 뛰어난 것 같다.
책 내용 중에서 내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 있어 그대로 적어봤다.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나치 독일이 유대인 학살 계획을 꾸밀 때 600만 명을 ‘처리’하기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구축과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한 아돌프 아히만은 , 아르헨티나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1960년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에 체포되어 예루살렘에서 재판을 받고 처형되었다. 그때 연행된 아이히만의 풍모를 본 관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가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이히만을 연행한 모사드의 스파이는 나치 친위대 중령으로 유대인 학살계획을 지휘하던 최고 권위자 아이히만이 냉철하고 건장한 게르만의 전사모습을 하고 있을것으로 상상했던 모양이지만 , 실제로 마주한 그는 무척 왜소하고 기가 약해보이는 ,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재판은 기가 약해보이는 이 인물이 저지른 수많은 죄들을 낱낱이 밝혀나갔다.
아이히만의 재판을 방청한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이러한 그의 모습을 책에 기록했다. 아이히만은 이책의 부제를 “악의 평범성에 관한 보고서”라고 붙였다
보통 악은 선의 대치개념으로 자리잡는다. 그런데 아렌트는 평범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유대민족에 대한 증오나 유럽대륙에 대한 공격심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출세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자 그 무서운 범죄를 저지른 경위를 방청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이렇게 정의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현행시스템이 초래하는 악폐에 생각이 미치기 보다는 그 규칙을 간파하여 제도안에서 능숙하게 살아 나갈수 있는 방법을 무의식중에 먼저 생각한다.
“악의 평범성”은 20세기 정치철학을 논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
인류역사상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악행은 그 잔인함에 어울릴만한 괴물이 저지른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를 멈추고 그저 시스템에 올라타 그것을 햄스터처럼 뱅글뱅글 돌리는 데만 열심이었던 하급관리에 의해 일어났다는 주장은 당시 큰 충격을 주었다.
평범한 인간이야말로 극도로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누구나 아이히만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에 관해 생각하는 것은 두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사고하기를 멈추면 안된다고 아렌트는 호소한다
우리는 인간도 악마도 될수 있다. 그리고 인간이 되느냐 악마가 되느냐는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사고 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어제 아카데미상 4개부분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말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
내가 보기엔 그도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항상 새기는 글이 있다.
또한 행복의 정점이 내리막길의 시작이 안되려면, 인생이 망가지는대로 놔두지 않으려면 주어진 운명이나 환경에 내맡겨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조건을 분석하고 통제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깊이 갖게 해주었다.
나는 지금도 ‘우리가 잘 하고 있을 때’ 내가 좋은 평판을 들을 때‘ 내 안에, 우리 안에 내리막길로 가게 하는 요소가 없는지 살펴본다.
목로주점의 제르베즈를 떠올리면서 .
https://www.youtube.com/watch?v=xdJsklXNlcI&list=UUHLuAf5t4xwq-fJUAlzgsng
야마구찌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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