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한그릇, 국밥 한그릇(2) - 짬짜미 독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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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소개

우동한그릇, 국밥 한그릇(2) - 짬짜미 독시(詩)

 





               짬짜미 독시(詩)

도서명 시를 잊은 그대에게(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강의)
지은이 정재찬 출판사 ㈜ 휴머니스트


‘한편의 공연 예술을 보는 듯한 강의를 한 정재찬 교수는 황홀했고 또 정말 가슴 설랬다.
‘매수업마다 눈물이 고일 정도로 감동을 받았고 소름끼칠 정도로 감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항상 즐거워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를 수차례 집필하고 미래의 국어교사 들을 가르쳐온 작가의 수업방식은 특별하다
흘러간 유행가와 가곡, 오래된 그림과 사진, 추억의 영화나 광고등을 넘나들며 시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모습이 마치 한편의 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

우동 한 그릇, 국밥 한 그릇

일본 작가 구리 료혜이 의 단편소설<우동한그릇>, 한해가 저무는 어느 섣달 그믐날, 호카이테이라는 우동집에 허름한 차림의 부인과 두 아들이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 사람은 달랑 우동 한그릇을 시킨다. 헌데 가게 주인은 정작 그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우동을 그릇에 넉넉히 담아 넌지시 내어준다.

배고픔 만큼 가난의 고통을 잘 표상하는 것도 드물다. 하지만 부끄러운 것은 가난이 아니다. 가난이 부끄러운 것만도 아니다. 때로 가난은 우리를 진실한 삶과 사랑과 만나게 해준다. 가진 것이 없기에 그 사랑은 더 애틋하고 애절하고 참되다. 그 사랑을 의심하게 하거나 훼손할 만한 여하한 조건도 없기에 그런 사랑은 더 빛이 나는 법이다. 그럴 때 배고파도 배고프지 않을 수 있다.




<눈물은 왜 짠가>- 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 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 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 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 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을 때 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응ㄹ 떠먹을 때 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 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아저씨가 안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 주는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국물을 그만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혔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 댔습니다.
그러자 주인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 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 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 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 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






아름다운 퇴장

1996년 1월 31일,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은퇴소식은 일간지의 1면을 장식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충격이 컸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바꾼 문화대통령 서태지였다.

그룹해체와 더불어 은퇴를 선언하면서 “화려할 때 미련없이 떠난다”는 말을 남긴 채 홀연히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그때 우리는 그의 은퇴를 몹시 아쉬어 하면서도 기꺼이 아름다운 퇴장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런 그가 2008년 여름, 다시 돌아온걸 보면 역시 그의 은퇴는 너무 일렀던 게 아닐까?
물론 예전 같지는 않았다. 다시 6년만인 2014년 새로운 앨범을 내고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예능 프로그램까지 등장했지만 시대는 더 이상 그의 편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태지는 서태지다. 마찬가지로 전인권을 볼수 있고 세시봉의 부활을 지켜보는 것은 복된 일임이 틀림이 없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올때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노가수를 보면 그것은 또 얼마나 감동적이던가 그러니 쉽지 않은 일이다. 남이 떠나야 할때는 알아도 자신이 떠나야 할때는 잘 모르는 법이다.
이럴 때 인용되는 시가 바로 이형기의 <낙화>이다.

가야할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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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그대에게 - 짬짜미 독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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