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 짬짜미 독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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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책소개

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 짬짜미 독서 ^_^

 



 

                                          짬짜미 독서

 
도서명
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지은이
정안나
출판사
마음의 숲

 

 

듣보잡 대학을 나와 시골 동네 취에 실패하고, 겨우 술값정도를 벌어

대충 풀칠이나 하다. 원대한 꿈을 안고 서울행을 택했다. 그때 나이

스물여섯, 그렇게 어느 출판사에 입사해 이리저리 해매다 보니 서른넷, 집근처에서

식당을 해보겟다는 엄마를 돕겠다고 별생각 없이 회사에 사표를 내고, 시골로 내려왔다.

그래서 손님이 오면 아기자기한 주방에 들어가 정갈하고 맛깔스런 음식을 내준다.

세상 다신 없을 행복한 표정으로 밥 먹는 손님을 보다 한가로이 책을 읽는다.

손님이 없을 땐 창밖을 내다보며 차를 마시고, 동네 사람들을 불러 제철 간식을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식당 문을 닫고

근처 한적한 해변가로 소풍을 간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알바 한번 해본 적 없는 내가 알바 몇 번 해본 엄마와 장사를 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그 흔한 사업계획서도 , 정해진 메뉴도 없었고, 상권분석, 시장조사, 경력자의 노하우 전수라든지 하는건 상상해본적도 없었다.

엄마도 나도 겁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없고, 생각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없었다.

냉장고 옮기다 몸살이나 하루 장사 공치고, 2만 6000원을 26원으로 계산하고

이익남기기가 미안해 맨날 손해보는 장사를 한다.

이쯤 되면 식당을 정리하고 엄마와 나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맞는다.

하지만 매달 버티다 보니, 단골손님도 생기고, 엄마의 손맛을 인정해주는 손님도 생기고 아플 때 찾아와 죽 좀 만들어달라는 자식같은 손님도 생겼다.

하지만 우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조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 된다면, 내일을 살아갈 힘이 생긴다면 그걸로 우리가 버틸 이유는 충분하다.

 

1. 개업부터 하고보자

 

우여곡절 끝에 동생이 주방보조를 나와 제부가 홀서빙을 맡았다. 일본에서 혼신을 다해 일하고 한국에 들어온 제부에게는 약간의 휴식기가 필요했다. 주방이 익숙하지 않은 엄마에게는 음식점 알바의 달인인 동생이 필요했다.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나와 재료를 준비하고 잔돈을 준비했다.

 

밥집 문을 열었다. 첫 손님은 초등학교 동창들이었다. 서울 살며 가끔 만나던 동창들에게 시골에 오기 전날 밤 연락을 했더랬다. 엄마와 동네에서 밥집을

하게 됐다고 시간되면 놀러오라고, 찾아와준 동창들이 눈물 나게 고마웠지만 첫 손님치고는 인원이 많다. 예고도 없이 가족까지 대동하고 나타났다.

다 합쳐 열명은 족히 되는 것 같다.

없는 정신에 물과 개업떡을 내주고는 주문을 받았다.

북어칼국수, 콩국수, 소고기김밥, 팥빙수.. 온갖 메뉴를 다 시켜댄다. 울고 싶지만

태연해야 한다.

 

“북어칼국수 셋, 콩국수 하나, 소고기김밥 셋, 팥빙수 하나,”

주문 메뉴를 전달받은 주방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다. 주방에서 우리 넷은 한참을 허둥댔다. 엄마는 면 대신 손을 삶을 것만 같고, 김밥은 돌돌 말리지 않고 자꾸 풀어졌다. 그 와중에 제부와 나는 갈 곳을 잃고 쟁반을 든 채 엄마와 동생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조리 시간이 얼마나 길렸는지는 모르겠으나, 홀직원 입장에서는

수천 년이 흐른것처럼 긴 시간이었다.

 

손님상에 올라온 메뉴가 가관도 아니다. 북어칼국수 면은 상에 올라가기도 전에

북어육수를 다 마셔버렸다. 시험삼아 내놓은 팥빙수는 수저로 몇 번 휘저으니

팥우우가 되고 말았다. 여러재료가 들어간 소고기 김밥도 심심하니 간이 안 맞는다.

최악은 주문한 메뉴를 다 내주지도 못한 채 손님들의 식사가 끝난 것이다.

첫 손님이 떠난 자리에 깨끗이 비워진 그릇은 하나도 없었다.

 

상을 치우지도 못한 채, 친구들이 건네주고 간 돈 봉투만 만지작 거렸다.

엄청난 좌절감과 부끄러움에 정신이 번쩍 났다. 음식깨나 한다는 사람이 밥집을 열면 그런대로 장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문을 열자마자 무너지고 말았다.

 

 

내 생각

이 책을 읽으니 우리가 한때 포차를 한적이 있다. 집은 우리 집이어서 2층에

주방장은 남편이고 알바한명을 데리고 6개월간 한적이 있다.

없는 돈에 이리저리 융통을 하여 남편이 하고 싶은 포차를 하였다.

할때는 꿈이 있었다. 남편은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하면서 포차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머릿속 생각만 믿고 덤벼들었다.

나는 남편이 음식을 잘하는줄 알았다. 나한테도 가끔씩 자기가 잘하는 음식을 내놓고 먹어보라고 하면 나는 맛있게 먹는다.

그런것과 장사는 분명이 달랐다.

 

특히 여러사람이 와서 몇가지를 시키면 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다.

 

생각이 나는 게 있다. 나도 직장을 다녀서 많이는 못도와준다. 그냥 옆에만 있어준다

 

한번은 내가 아는 분이 우리가게 열었다고 한번 6명정도 놀러왔다.

긴테이블에 앉아서 라면을 시키고 오징어를 구워서 안주를 해달라고 했다.

술도 갔다드려야 하고 반찬도 조금 드려야 했다.

그때부터 남편은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

라면을 끓이다가 안절부절 했다. 그래서 내가 라면을 끓일테니 다른 것 해라고 하니까 그제야 정신을 났는지 하나씩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냥 집에서 라면 끓이듯이 끓여서 주니 모두들 맛있다고 잘 먹었다.

솔직히 내가 많이 놀랬다.

 

그래서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식당일은 더 잘하는구나 새삼 느꼈다.

이러면 곤란한데 그런생각이 들었다.

이정도로 정신을 못차리면 장사는 못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6개월만에 끝냈지만 이론과 실제는 이렇게 다르구나 새삼 느꼈다.

 

이 책을 읽으니 아주 예전에 식당운영할 때 생각이 났다. 그럴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그리고 식당에서 알바를 1년 정도는 해봐야 된다.

그것도 안하고 덤볐으니..안봐도 뻔하다...

지금 생각하니. 참.우리가 참 순진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런 경험으로

남편은 새로운 길을 하나 만들어서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다.